에로스는 사랑과 욕망의 신으로 유명하다. 예술작품 속에서 에로스는 어머니 아프로디테와 함께 있는 활을 든 귀여운 소년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으며 큐피드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에로스의 이름과 상징, 관련된 이야기들을 살펴보자.
1. 이름
에로스
쿠피도
큐피드
아모르
2. 상징
사랑과 욕망
생명력의 원천
날개
활
: 에로스의 활에는 두 가지의 화살이 있는데, 황금 화살을 맞으면 사랑의 감정이 생기고, 납 화살을 맞으면 증오의 감정이 생긴다.
3. 가족
에로스는 다양한 탄생설화를 갖고 있어 부모를 확정하기 어렵다.
배우자는 프시케이다.
* 프시케는 마음과 영혼의 여신이 되는데, 프시케의 영어식 표현인 '사이키'가 정신을 뜻한다.
자녀는 헤도네이다.
* 헤도네는 기쁨과 쾌락의 여신이다.
4. 에로스와 관련된 이야기
4-1. 다양한 탄생설화
에로스의 탄생설화는 매우 다양한데 그중에 대표적인 네 가지를 살펴보자.
4-1-1. 카오스에서 바로 탄생되었다.
이 경우, 가이아와 닉스, 에레보스 등과 남매 사이이거나 이들의 부모격이다. 에로스는 생명력, 즉 생성의 에너지이므로 신들의 결합 사이에 꼭 필요한 존재이며 태초부터 있었다는 해석이다.
4-1-2. 닉스에게서 태어났다.
카오스에서 발생한 닉스와 에레보스의 결합을 위해 에로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닉스가 에로스를 혼자 낳았다는 해석이다.
4-1-3.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태어났다.
전령의 신인 아버지 헤르메스, 미와 사랑의 여신인 어머니 아프로디테 사이에서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에로스가 태어났다는 자연스러운 해석이 가능하다.
4-1-4.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의 자식들은, 첫째는 공포의 신 포보스, 둘째는 걱정의 신 데모스, 셋째는 조화의 여신 하르모니아, 넷째는 사랑의 신 에로스이다. 사랑의 속성을 보면, 특히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의 불륜관계에서 보면, 공포와 걱정으로 시작하여 조화가 합쳐진 사랑의 관계라고 보인다.
4-2. 월계수가 된 다프네
어느 날, 아폴론이 에로스의 화살을 보고 놀리자 에로스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 아폴론에게 황금화살을, 강의 신 페네오스의 딸인 다프네에게 납화살을 쏜다. 에로스가 가진 화살의 위력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아폴론은 다프네를 향한 지독한 짝사랑이 시작되었고 다프네는 아폴론에게서 달아나다가 결국 월계수가 되어 버린다.
4-3. 프시케를 향한 아프로디테의 질투
프시케는 한 나라의 세 번째 공주로 아름다운 외모로 유명했다. 사람들이 아프로디테의 신전에 제물을 올리는 것조차 잊을 정도로 프시케를 찬양하자, 화가 난 아프로디테는 에로스를 불러 프시케가 세상에서 가장 볼품없는 인간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라고 한다. 에로스는 아프로디테의 뜰에서 쓴 물과 단물을 가지고 프시케를 찾아간다. 쓴 물은 이성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게 하고, 단물은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효능이 있는 샘물이었다. 잠든 프시케에게 다가간 에로스는 쓴 물을 프시케의 입술에 떨어뜨리고 납 화살을 그녀의 옆구리에 댄다. 그 때문인지 프시케는 살짝 눈을 뜨는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놀란 에로스가 자기의 황금 화살에 손을 스친다. 도망가려던 에로스는 홀린 듯 프시케의 머리카락에 단물을 뿌려주고 만다. 그 이후부터 프시케의 아름다움은 나날이 더해가지만 누구도 청혼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고민하던 프시케의 아버지는 아폴론 신전에서 신탁을 듣게 되는데, 프시케는 괴물에게 시집가게 될 것이며 신부로 치장하여 산꼭대기에 데려다 두라고 한다. 장례식 같은 결혼식의 주인공 프시케는 혼자 남아 눈물을 흘리던 중 서풍의 신 제피로스에 의해 험준한 산 위에 있는 에로스의 궁전으로 옮겨진다.
4-4. 프시케와의 재회와 이별
그날 이후로 프시케는 목소리만 들리는 하인들의 시중을 받으며 낮에는 호화로운 궁전 생활을 하고, 밤에는 남편과 사랑을 나누지만 볼 수는 없었다. 프시케가 에로스에게 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지를 묻자, 에로스는 이유가 있으니 굳이 모습을 보려 하지 말고 자신을 사랑한다면 믿어달라고만 얘기한다. 에로스는 프시케에게 두려움이나 존경의 대상이 아닌 오직 사랑하는 상대로만 남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느 날, 무료했던 프시케가 언니들을 초대한다. 어릴 때부터 프시케에게 비교당했던 언니들은 누구보다 화려하게 살고 있는 프시케에게 질투심을 느끼게 되고, 괴물 남편의 얼굴을 확인하고 진짜 괴물이면 죽여야 한다고 부추긴다. 언니들의 말에 넘어간 프시케는 남편이 잠든 사이 몰래 등잔불을 들고 가 남편의 얼굴을 확인하고 만다. 자신의 남편이 괴물이 아닌 사랑의 신 에로스인 것을 알게 된 프시케는 깜짝 놀라고, 이때 등잔의 기름이 에로스의 어깨로 떨어진다. 잠에서 깬 에로스는 프시케에게 실망하여, '의심이 깃든 자리에는 사랑이 있을 수 없다'며 사라져 버린다.
4-5. 간악한 언니들의 최후
한참을 울다가 주위를 둘러본 프시케는 언니들이 살고 있는 곳 근처에 와 있었고, 자초지종을 들은 언니들은 남몰래 프시케가 있던 에로스의 옆자리를 탐내기 시작한다. 다음 날 새벽, 프시케의 언니들은 프시케가 결혼식 때 올랐던 산꼭대기로 올라가 제피로스의 이름을 부르며 에로스에게 데려가 달라며 뛰어내린다. 그러나 제피로스는 이들을 실어주지 않았고 이 둘은 떨어져 죽게 된다.
4-6. 아프로디테의 시험
한편 프시케는 에로스를 찾아 떠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어느 곳에서도 에로스의 소식을 들을 수 없던 때에, 빈 신전에 엉망으로 놓여있는 곡식과 농기구들을 보게 된다. 신의 자비를 바라는 마음으로 신전 안을 깨끗하게 정리한 프시케에게 데메테르가 나타나 아프로디테에게 용서를 빌라는 조언을 해준다. 아프로디테를 찾아간 프시케는 간절히 빌었고 아프로디테는 그녀를 시험해 보기로 한다. 첫 번째 과제는 신전의 곡물창고에 있는 낟알을 종류별로 분류하는 것이다. 엄청난 양에 절망한 프시케는 시작도 못하고 있었는데, 에로스가 개미들을 시켜 모든 곡식을 정리한다. 두 번째 과제는 강을 건너 황금털을 가진 양떼의 털을 가지고 오는 것이다. 강가로 다가간 프시케에게 갈대들이 시험을 통과할 방법을 알려준다. 지금은 위험한 강을 건널 수도 없고 인간을 박멸하려는 양 떼들에게 다가가서도 안되지만, 한 낮에는 강이 잠잠해지고 양들도 그늘에서 쉬기 때문에 강을 건너 덤불에 걸린 황금 양털을 거둘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두번째 과제까지 통과하지만 아프로디테는 이 모든 과정을 알고 있었고 남의 도움에 의지한 프시케를 인정하지 않는다.
세 번째 과제는 지하세계에 있는 페르세포네의 아름다움을 얻어오는 것이었는데, 프시케는 지하세계로 갈 생각에 절망하여 낭떠러지의 탑에 올라 목숨을 끊으려 한다. 그때, 탑 속에서 누군가 방법을 알려준다. 지하세계로 통하는 동굴로 가는 우회로, 머리가 셋인 케르베로스 옆을 지나는 방법, 스틱스 강의 뱃사공 카론을 설득하는 방법 등을 알려준 목소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신들의 상자를 열면 안 된다고 경고하였다. 프시케는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저승에 도착해 과제를 잘 수행했다.
4-7. 신이 되어 함께하게 된 에로스와 프시케
페르세포네의 아름다움의 비법이 담긴 상자를 들고 다시 지상에 발을 디딘 프시케는 에로스를 만날 생각에 들뜬다. 그동안 고생을 하며 엉망이 되었을 얼굴을 꾸미고 에로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생각에 상자를 열어 버린 프시케는 상자 속 '히프노스'에 의해 죽음으로 빠져드는 잠에 빠지고 만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에로스는 프시케의 잠을 깨우고 제우스에게 찾아가 사정한다. 제우스는 프시케를 용서하도록 아프로디테를 설득하고 그녀를 불멸의 나비로 만들어 에로스와 프시케가 영원히 함께하도록 맺어준다.
5. 에로스를 다룬 예술 작품
에로스의 화살
에로스와 프시케
지금까지 에로스의 이름, 상징,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알아보았다. 에로스는 사랑의 신이지만 정작 사랑을 모르고 남의 마음을 가지고 장난치는 철없는 소년에서 프시케를 만나 그녀를 잃을 뻔한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서 사랑을 알아간다. 다음에도 그리스신화 속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나보자.